주기도문 #8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라는 구절은 주기도문의 마지막 부분에 포함된 도크솔로지(doxology)로, 일부 기독교 전통에서 주기도문의 끝에 추가됩니다. 마태복음 6장 13절에 있는 이 구절은 초기 사본에서는 나타나지 않지만, 교회 전통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구절은 하나님이 영원한 왕국을 통치하시며, 그분의 능력과 영광을 찬양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초기 교부들
초기 교회 아버지들, 특히 이레네우스와 오리게네스는 주기도문과 그 마지막 도크솔로지에 대해 중요한 해석을 남겼습니다. 그들의 해석은 주로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왕국의 속성과 영원의 차원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레네우스(130–202년경)는 하나님의 왕국을 그리스도를 통해 이미 시작된 것이며, 최종적으로는 그리스도의 재림을 통해 완성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는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란 표현이 하나님이 창조주로서, 그리고 인류 구속의 주인으로서 왕권을 행사하신다는 사실을 나타낸다고 보았습니다. 이레네우스에 따르면, 하나님은 지금도 세상을 통치하시며, 그의 왕국은 그리스도를 통해 실현됩니다.
오리게네스(185–253년경)는 이 도크솔로지가 하나님이 "영원히" 통치하신다는 사실을 강조한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는 "나라"가 단지 미래의 희망이 아니라, 이미 그리스도의 사역을 통해 이 세상에서 실현되고 있으며, 이 왕국은 그리스도의 재림 때 완성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오리게네스는 "권능"과 "영광"을 하나님이 창조주로서 세상을 유지하고, 그분의 구속적 행동을 통해 드러내신 능력과 영광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어거스틴
어거스틴은 주기도문에서 "나라와 권능과 영광"을 하나님의 통치가 이미 이뤄졌음을 고백하는 동시에, 그것이 궁극적으로 종말에 완성될 것임을 나타낸다고 해석했습니다. 어거스틴은 "나라"를 그리스도의 첫 번째 오심으로 시작된 하나님의 통치이며, 그 통치는 그리스도의 재림과 함께 완성된다고 믿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이 이미 그리스도를 통해 왕국을 세우셨고, 모든 것은 결국 하나님께 돌아갈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어거스틴에게 있어 "권능"은 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하시고 유지하시는 전능하신 능력으로 해석되었습니다. 또한 "영광"은 하나님의 고유한 속성으로, 하나님께만 영광이 돌려야 하며, 이 영광은 그분의 구속 사역을 통해 나타납니다. 어거스틴은 이 도크솔로지를 통해 하나님이 지금도 통치하시고, 그분의 구속 사역을 통해 모든 것이 그분의 영광을 위해 이루어짐을 확언합니다.
마르틴 루터
마르틴 루터는 주기도문을 신학적으로 뿐만 아니라 실천적인 신앙의 고백으로 해석했습니다. 루터는 대소교리문답에서 "나라와 권능과 영광"을 하나님의 복음이 세상에 미친 영향을 나타내는 말로 해석했습니다. 루터에게 "나라"는 단지 미래의 왕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리스도께서 복음으로 이 세상에 시작하신 하나님의 통치를 나타냅니다. 루터는 "권능"을 하나님이 세상을 구속하는 능력으로 해석했습니다. 특히 하나님은 복음을 통해 인간을 구속하고, 그들의 삶에 변화를 일으키시는 전능한 능력을 가지십니다. "영광"은 하나님이 인간 구속을 통해 자신의 영광을 드러내신다는 의미로, 루터는 하나님이 복음을 통해 자신의 영광을 완전하게 드러내시리라 믿었습니다.
존 칼빈
존 칼빈은 "나라와 권능과 영광"을 하나님의 전능하신 주권과 섭리로 해석했습니다. 칼빈은 하나님의 왕국이 현재 세상에서도 실현되고 있으며, 이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통치와 섭리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믿었습니다. 칼빈에게 있어 "왕국"은 하나님이 세상과 교회를 통치하시는 영역으로, 그 통치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칼빈은 "권능"을 하나님의 능력으로 해석했으며, 이 능력은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유지하시며, 구속하시기 위한 전능한 능력으로 나타납니다. "영광"은 하나님이 세상을 구속하신 일이 나타내는 위엄과 영광으로, 칼빈은 이 영광이 하나님의 구속적 사역을 통해 세상에서 실현된다고 보았습니다. 칼빈은 "나라와 권능과 영광"을 통해 하나님이 세상과 인류를 어떻게 다스리시는지, 그리고 그분의 영광이 어떻게 드러나는지를 강조했습니다. 하나님의 왕국은 단순히 미래의 사건이 아니라, 현재의 구속 사역을 통해 실현되고 있습니다.
디트리히 본회퍼
20세기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는 주기도문에 포함된 도크솔로지를 사회적 맥락에서 이해했습니다. 본회퍼는 하나님의 왕국이 단순히 미래의 왕국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사회에서 실현되고 있는 정의와 평화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그는 "나라"를 그리스도께서 시작하신 구속 사역이 현재 교회와 신자들 가운데 실현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습니다. 본회퍼는 "권능"과 "영광"이 단순히 신학적인 개념이 아니라, 신자들이 세상 속에서 정의와 평화를 실현해 나가는 능력으로 보았습니다. 그는 "영광"을 하나님이 이 세상에서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는 가운데 드러내시는 하나님의 신적 본질로 이해했습니다. 본회퍼는 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증인으로서 사회적 악과 싸우며,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현대 신학자들
현대 신학자들, 예를 들어 N. T. Wright와 Miroslav Volf는 "나라와 권능과 영광"을 보다 포괄적이고 사회적인 차원에서 해석합니다. N. T. Wright는 "나라"를 단순히 미래의 희망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첫 번째 오심을 통해 이미 시작된 하나님의 왕국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의 재림을 통해 이 왕국이 완성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Wright는 "권능"을 하나님이 복음을 통해 실현하는 능력으로, "영광"을 하나님이 자신의 구속적 사역을 통해 드러내는 능력으로 이해했습니다. Miroslav Volf는 "영광"을 하나님이 세상 속에서 이루어 가시는 정의와 평화를 통해 나타내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Volf는 "권능"을 하나님의 구속적 힘으로 이해하며, 그 힘이 교회와 신자들을 통해 세상에서 정의를 실현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강조했습니다.
결론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라는 도크솔로지는 하나님이 만물의 왕이시며, 그분의 전능하신 능력과 영광을 인정하는 강력한 고백입니다. 초기 교부들부터 현대 신학자들에 이르기까지 이 구절은 하나님의 주권과 구속의 능력을 찬양하며, 그분의 영광이 교회와 세상을 통해 실현되는 것을 고백하는 중요한 신학적 표현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 도크솔로지는 단순히 하나님의 영원한 왕국을 찬양하는 말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이 지금 이 순간에도 실현하시는 왕국의 의미와 그 영광을 고백하는 기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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